이젠 떠날 시간이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자꾸 떠나라니까 떠난다

왜 이렇게 쓸쓸하지...
동현이 형이라도 옆에 있으면 좋을텐데..
나 혼자 그 곳에 가서 지내려니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도 어쨌든 가야지...
못난 놈... 좀 열심히 해야지...
왠지 완전한 패잔병이 되어 후퇴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 사람이라도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더 쓸쓸해진다
전화 한 통 없는 걸 보면 아예 나 같은 건 신경도 안 쓰고 있을텐데

괜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수선화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일까... 외로우니까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그 근원적인 물음이 다시 나를 짓누른다.

왜 나는 잘못하기만 해 놓고
또 후회하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 모든 것이 괴롭다...
by 누런돼지 2008. 2. 1. 01:20